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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호황 아련한 추억 - 인천일보
     | 2008·01·17 16:51 | HIT : 3,745 | VOTE : 649 |
http://news.itimes.co.kr/Default.aspx?id=view&classCode=408&seq=309090

 

그 시절 호황 아련한 추억
사라져가는 수공업자 …
박영희·삶이보이는창

안중훈 <이발사>
안성용 <배수리공>
장석주 <자전거수리>
조성기 <귀금속 세공사>
강제욱 <제과제빵>
정윤제 <철구조물>
시인 박영희, 기술자 6인의 삶 소개

"뭐라해도 기술 하나만 익히면 밥은 굶지 않는다." "뭐니뭐니 해도 기술이 최고다." 한 때는 이런 말을 듣는 것에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던 때가 있었다.

지금도 간혹 이런 소리를 듣지만 이제는 그 소리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에 주저하게 된다. 그만큼 존중받아야 할 이 시대의 기술자들에 대한 시각이 점점 낮아지는 이 사회 탓이리라.

우리 이웃들의 삶을 쫓아가며 그들의 모습과 일상, 그리고 그들의 고민과 기쁨을 하나 둘씩 종이 위에 올려놓는 시인 박영희가 이번에는 우리시대 기술자들의 모습을 담았다.

<사라져가는 수공업자 우리시대의 장인들>(글 : 박영희/사진 : 조성기, 강제욱, 안성용, 안중훈, 정윤제, 장석주·삶이보이는창·184쪽·1만1천원)에는 거짓과 타협하지 않고 그저 우직하게 자신이 보고 배운 것만 믿고 충실하게 살아온 정직한 여섯 인생이 소개되고 있다.

수십 년 동안 오로지 손놀림 하나로 정직하게 돈을 벌고 힘든 일을 하면서 일과 몸이 하나가 된 귀금속 세공사 김광주 씨, 제과제빵사 이학철 씨, 선박 수리공 황일천 씨, 이발사 문동식 씨, 철구조물 제작사 김기용 씨, 자전거 수리공 임병원 씨의 일상이 사진작가의 카메라와 글쓴이의 손을 거쳐 담백한 수묵화처럼 그려지고 있다.

그런데 그 그림 속 여섯 주인공들의 삶의 속은 아쉽지만 수묵화처럼 담백하지가 못하다. 한 때 호황을 누리던 아름다운 꿈같은 시기가 있었지만 시간의 흐름과 함께 날로 흐릿해져만 가는 노동의 숭고함과 IMF와 신자유주의 등의 거대한 칼바람은 이들에게도 커다란 시련이었다.

하지만 이들에게 기술은 놓을 수 없는 생명줄과도 같은 것이다. 그런 시련을 겪으면서도 지금까지의 삶을 이어주는 것이 바로 그 기술이기 때문이다.

조금의 오차도 없는 금의 중량, 반죽의 정도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이는 공갈빵, 오랜 단골이 만들어준 술 버릇 등 삶의 소소한 인연을 지키기 위해 이들은 오늘도 스스로의 손놀림에 주저할 겨를을 남기지 않는 삶을 살고 있다.

풍부한 사진을 통해 그들의 삶을 현장감 있게 보여주고 있으며 솔직한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신념과 믿음을 진솔하게 써 내려 가고 있다.

"자전거 앞바퀴 살은 스물세 개를 걸고 뒷바퀴는 마흔 개를 거는데 이유는 간단해. 뒷바퀴에 힘이 더실리기 때문이야. 우리네 인생도 이런 것 아닐까. 진짜 힘은 앞에서보다 뒷심에서 나오잖아." - 본문 중에서

뒷날, 노동자들의 복잡한 손놀림이 존중 받는 시대가 오기를 기대한다.

/김도연기자 blog.itimes.co.kr/do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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