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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벼랑 위의 꿈들   조회 : 1203   
분류
르뽀
지은이
정지아
펴낸이
삶창
발행일
2013년 1월 17일
분량
252쪽
크기
147×217mm
ISBN/ISSN
978-89-6655-018-0  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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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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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소개


정지아 작가의 르포집 『벼랑 위의 꿈들』이 출간되었다.

정지아 작가는 3년 동안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격월간으로 발간하는 『인권』에 <길에서 만난 세상>을 연재하면서 텔레마케터, 장애인활동보조인, 간호사, 택시운전사, 강정마을 주민, 드라마 보조작가, 오토바이 배달원, 요양보호사, 운동선수, 청년구직자, 영화 미술감독, 트럭 운전사 등 다양한 사람을 만났다.

“작가란 언제 어디서든 당대의 모순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라는 정지아 작가의 말처럼 그는 사람들을 만나고, 인터뷰하고, 글을 쓰면서 지금 우리 시대의 모순을, 99%의 이름없는 사람들의 삶을 응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19명의 사람들을 만났다. 그중에는 해고노동자도 있었고, 비정규직도 있었고, 아르바이트생도 있었으며, 외국인 선원도 있었다. 직업도 국적도 나이도 달랐지만 그들 모두의 꿈은 참으로 소박했다. 해고나 재계약을 염려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인생, 하루 일과가 끝나면 동료들과 소주잔을 기울이거나 주말이면 가족들과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인생. 이 정도가 그들이 꿈꾸는 삶이었다. 내가 만난 사람들 중 조만간 꿈을 이룰 수 있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 몇몇 사람은 오히려 낭떠러지 끝에 서 있었고, 몇몇 사람은 앞을 볼 수 없는 짙은 안개 속에 갇혀 있었다. 이것이 세계경제순위 15위, 일인당 GDP 2만 달러의 한국을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초상이다.”(「책을 내며」에서)



길에서 만난 세상, 99%의 이름없는 삶

2012년, ‘1대 99 사회’가 화두로 등장했다. ‘1대 99 사회’는 상위 1%가 부와 권력을 독점하고, 나머지 99%는 상대적 박탈감, 빈곤에 시달리는,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사회 양극화 현상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말이다.
이 책『벼랑 위의 꿈들』을 통해 저자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소수의, 특별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거대 자본에 의해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는 지금 우리 사회의 99%를 고스란히 대변해주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망원시장에서 18년 동안 속옷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조태섭 씨나 매달 1만 킬로미터 이상을 고속도로 위에서 화물트럭을 운전하는 이승준 씨의 삶을 들여다보면 우리들의 아버지가 떠오르고, 요양보호사 일을 하면서 받는 100만 원 남짓한 급여로 기적처럼 생활을 꾸려나가는 이맹례 씨나 21년간 회사에 근무하다가 명예퇴직을 당한 뒤 장애인 활동보조 일을 하고 있는 조선주 씨의 삶을 들여다보면 우리들의 어머니가 떠오른다. 중학생 때부터 오토바이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는 스무 살 흥기 씨, 대학 졸업 후 학자금대출 상환에 허덕이며 아르바이트에 비정규직으로 안간힘을 쓰는 지혜 씨와 영경 씨의 삶을 들여다보면 우리들의 동생, 친구들이 떠오른다. 주변에서 항상 부대끼는 내 부모, 내 형제, 내 친구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일터에서, 삶터에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이 평범한 사람들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자.


• 1%가 될 수 없는 99%의 중도탈락자
드라마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 중 98퍼센트 이상이 이 과정에서 탈락한다. 천운으로 용케 경쟁을 통과했다 해도 곧장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대중들이 알만한 작가로 이름을 날리면서 편당 3000만 원 이상씩을 받고 거기다 상상을 초월하는 특고료를 받는, 우리 모두 드라마 작가 하면 떠올리는 선망의 대상으로 성장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대부분은 월 60만 원가량을 받는 보조작가 신세를 면키 어렵다.(「세상에서 제일 바쁜 보조작가」)

프로팀에서 상당한 연봉을 받을 만큼 성공을 거두는 경우는 운동을 시작했던 사람들 중 단 1퍼센트도 되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김연아 선수나 박지성 선수 같은 경우는 불가능에 가까운 기적이나 다름없다. 그 기적을 꿈꾸며 수많은 사람이 운동의 세계에 뛰어들고 그중 97.5퍼센트는 중도에 탈락한다. 운동밖에 모르고, 일반인 친구도 없고, 일반인의 세계에서 살아갈 다른 어떤 준비도 없이.(「1%의 영웅, 9%의 패배자」)


• 골리앗에 맞서 싸우는 다윗
벌써 패배의식에 젖은 상인들도 더러 있다. 다른 데서 다 깨졌는데 여기라고 무슨 뾰족한 수가 있어 이길 수 있겠느냐,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격이다, 이런저런 말들도 많다. 태섭 씨도 불안하지 않은 건 아니다. 솔직히 이길 가능성보다 질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18년간 삶의 터전이었던 곳을 맥 놓고 앉아서 잃어버릴 수는 없다는 생각 때문에, 아니 그보다는 어마어마한 돈을 앞세워 영세 상인들까지 짓밟는 대기업의 잔인한 행태에 눈 뻔히 뜨고 당하는 인생이 서글퍼서 태섭 씨는 지난 2월부터 돈 버는 일도 미뤄놓은 채 투쟁에 앞장서고 있다.(「시장 골목의 불편한 진실」)

지금 부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세월이 흐르길 기다리는 것뿐이다. 그 세월 동안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겠지만, 그렇다고 목돈을 들여 그만둘 수는 없는 노릇이니 어쩔 수 없다. 숨 죽여 태풍이 지나가길 기다릴 수밖에. 그러나 대기업이 버티고 있는 거대슈퍼라는 폭풍이 과연 지나가는 바람일 뿐일까. 역시 답이 없고, 또 한숨이 나온다. 중소상인을 보호해주지 못하는 정부가 원망스러울 때도 있다. 그러나 임갑석, 김보현 부부는 정부가 하는 일을 고작 몇 명이 어찌할 수 없다는 세상의 이치를 너무도 잘 알고 있다. 하여 말을 삼키고 한숨이나 내쉴 뿐이다.(「사라져가는 다정하고 사소한 풍경 하나」)


•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
규모가 큰 영화라고 해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우선 자본이 커졌다고 해서 그것이 각 팀별로 비례적으로 커지지 않는다. 일단 규모가 큰 영화에는 대형 스타들이 등장하고 그 개런티가 제작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영화의 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미술팀의 일도 늘어나고 해야 할 작업도 늘어난다. 당연히 팀원을 보충해야 한다. 그런 이유로 제작비가 열 배 더 많은 영화라고 해도 스태프들은 고작 편당 1000만 원 남짓의 임금을 받을 뿐이다. 의상팀, 분장팀, 촬영팀, 조명팀, 연출팀 등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 많은 스태프들이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받으며 하루 15시간 이상 중노동에 시달리며 만든 영화를 보고 사람들은 울고 웃는다. 때로는 잃어버린 꿈을 찾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그 영화를 만든 재현 씨는 자신의 꿈이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아 두렵다.(「꿈의 블랙홀」)

현재까지 배출된 요양보호사는 대략 81만 명 정도이고, 그중 24만여 명이 시설이나 가정집을 방문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초창기, 붐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수많은 여성들이 요양보호사가 되려 했다. 1년도 채 되지 않아 공급이 너무 많아졌을 정도다. 그러나 최근 들어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일하는 사람의 네 배 가까이 되지만 정작 일하려는 사람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살인적인 노동강도에 개선되지 않는 노동조건과 급여 때문이다.(「아낌없이 모든 것을 내주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 인간답게 살 권리
배 위에서 현민 씨의 이름은 야 인마, 다. 아니, 야 인마는 현민 씨만이 아니라 외국인 선원들 모두의 이름이기도 하다. 어엿한 이름을 가진 누군가의 아들이고 아비인 외국인 선원들을 한국인 선원들은 싸잡아 야 인마라고 부른다. 쉰이 훌쩍 넘은 한국인 선원들 입장에서야 길고 어색한 외국 이름이 입에 잘 붙지 않는 데다 외워지지도 않기 때문일 테지만 야 인마라고 불리는 외국인 선원들은 그 순간부터 마음이 상한다. 인간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설움이 밀려올 수밖에 없다.(「내 이름은 야 인마입니다」)

고시원 사람들은 화재가 두려운 것이 아니다. 다시는 평범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두려운 것이다. 고시원을 주거의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고시원은 외환위기 이후 끝 간데없는 자본의 탐욕이 빚어낸 슬픈 결과물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추락한 서민들의 마지막 보루이기 때문이다.(「고시원, 그 벼랑 위의 꿈」)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희망이다

그들 앞에 놓인 길은 낭떠러지고, 그들이 가야 할 길은 험난한 가시밭길이다. 1% 안에 들기 위한 경쟁을 강요하고, 그 안에 들지 못하면 낙오자, 패배자로 낙인찍는 사회. 1%의 자본에 의해 대다수의 중소상인들의 생존이 위협받는 사회. 이러한 사회 속에서 어쩌면 그들은 꿈을 이룰 수 없을지도 모른다. 벼랑 끝으로 더욱 내몰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벼랑 끝에서 희망을 이야기한다. 지금 발 딛고 있는 공간에서 그저 묵묵히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면 꿈이 이루어지지 않겠느냐며, 소박한 꿈을 꾼다.
편리는 더 큰 편리 앞에 생명을 잃고, 자본은 더 큰 자본 앞에 목숨을 잃지만 노동과 배려는 더 큰 무엇 앞에서도 사라지지 않는다. 누군가 나에게 희망이 되어주었듯이 나 또한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어주는 것. 이것이 99%의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소박한 꿈을 꾸며 살아갈 이유가 되어줄 것이다.  

“살아 있는 한 인간은 더 나아지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인간인 이유이고 인간의 역사가 진보하는 이유이다.”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신성훈 씨는 85호 크레인에 오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을 위해 밥값을 줄여 개 두 마리를 샀다. 그 개의 이름은 희망과 연대였다. 희망과 연대, 이 두 단어만이 벼랑 위에 내몰린 우리들의 삶을 지켜줄 유일한 무기일지 모른다.

저자 소개
정지아

1965년 전남 구례에서 태어난 정지아는 1990년 부모님의 삶을 소설로 옮긴 장편소설 『빨치산의 딸』(전 3권)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9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고욤나무」가 당선됐고, 소설집 『행복』(2004)과 『봄빛』(2008)을 출간했다. 단편소설 「풍경」으로 2006년 이효석문학상을, 소설집 『봄빛』으로 2008년 올해의 소설상과 2009년 한무숙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고향인 구례에서 지내면서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전공전담교수로 출강하고 있다.

목차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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