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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신동엽, 융합적 인간을 꿈꾸다   조회 : 1063   
분류
산문
지은이
신동엽학회
펴낸이
삶창
발행일
2013년 12월 30일
분량
192쪽
크기
152*224
ISBN/ISSN
978-89-6655-036-4 (9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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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가
12,000원
독자평점
( Not Examination )

 

도서 소개
신동엽 시의 현재성

시인 신동엽은 한동안 ‘민족시인’이란 레떼르가 붙은 채 독자들을 만났다. 시인 자신이 민족적 상황에 대한 치열한 인식을 보여주었기에 그 같이 불려도 그리 이상할 바는 없지만, 과연 신동엽이 민족적 상황에 대한 인식만 보여주었는가 하는 물음을 그의 시는 항상 넘어서곤 했다.
이번에 신동엽학회에서 엮은 여러 글들은 신동엽의 시정신이 우리가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것보다 크고 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것을 탐색해가는 하나의 키워드로 ‘융합’을 저자들은 꺼내들었지만, 여기서 ‘융합’은 단지 뭔가를 현상적으로 뒤섞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도리어 신종엽 문학의 심층에 보다 더 근원적인 융합적 사상이 흐르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점을 짚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남기택은 신동엽 시의 혁명성에 크로포트킨의 사상이 바탕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1999년 신동엽 30주기 기념문학제에서 겪었던 에피소드를 언급하며 은연중에 “객관적 작품 분석의 중요성”을 비평 근거로 제시하는 제도권 비평을 겨냥하고 있다. 나아가 그는 “여타 시편들에 산재되어 나타나는 중립의 정신은 크로포트킨 식 무정부주의의 시적 상징으로 읽히기도 한다”고 지적한다.
오영진은 오늘 날 문학제도에서 회자되는 시의 정치성을 돌쩌귀 삼아 신동엽 시를 ‘정치적 낭만성’이 아닌 ‘예시적 정치’로 볼 것을 제안한다. 그가 말하는 시의 ‘예시적 정치’는 혁명 이후의 시간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함으로써 해방의 어떤 이미지를 시가 그려 보이는 것을 말한다. 그런 관점에서 그는 신동엽의 「散文詩 <1>」을 다시 해석한다. 그 해석의 결과 신동엽 시는 “미래에의 비전을 바꾸는 일을 가능하게 만들었”고 그의 작품은 “문학 텍스트가 아니라 문학 공간”이 된다.
주완식은 신동엽의 산문 「시인정신론」을 다시 읽으면서 신동엽이 “문명인의 파편화되고 추상화된 사유 방식을 문제 삼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하이데거에 기대어 “신동엽 사유가 지닌 운동의 방향은 상승이 아닌 하강이며, 나아감이 아니라 되돌아감이다. 우리가 되돌아가야 할 곳은 바로 대지이다”라고 결론짓는다. 그 “대지”, 신동엽 시인의 개념어를 빌리자면, 즉 “원수성의 세계”에 도달하는 과정으로서의 “귀수성의 세계”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고통과 허무, 불안과 권태의 시간”을 통과해야 한다. 여기서 신동엽 시인이 말하는 “전경인 정신”이 나온다. “전경인은 인간을 넘어서는 인간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주완식은 신동엽의 “껍데기”와 “알맹이”를 대척시켜 분석한다.
필자들의 논리를 하나로 ‘융합’해 보면 신동엽의 시 정신은 오늘날 충분히 다시 논구해 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 물론 신동엽 시인의 언어가 아무 갈등 없이 재현되길 바라는 것은 망상에 가깝겠으나 문제는 신동엽이 그의 시대에 발언한 언어 자체가 아니라 그 언어를 가능케 했던 심층으로서의 정신, 혹은 사상이 아니겠는가. 그러한 관점에서라면 신동엽은 다시 재해석되어 읽을 필요가 있고 또 우리가 충분히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신동엽의 진화  

신동엽의 문학이 아직도 현재성을 잃지 않았다면 그의 시 정신이 끼친 영향과 그것이 후배 작가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졌는가 하는 것을 살펴보는 것만큼 빠른 길은 없을 것이다. 김응교는 「종로5가의 배경학」을 분석하면서 신동엽의 시가 이미 “노동자, 이농 소년, 창녀” 등 대한민국 현대사가 낳은 민중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내었다고 판단한다. 더불어 일본에 번역된 시의 오역을 지적하며 결론적으로 “신동엽은 시대의 모순을 바르게 보고 그 원인을 작품에 담아낸 진보적인 시인이다.”
노대영과 윤인선은 다른 방향으로 신동엽의 시 정신의 흔적을 추적하고 있다. 노대영은 화장실에 놓인 한 송이의 꽃을 통해 예술의 의미를, 그리고 노동과 예술의 관계를 탐색해 들어간다. 나아가 그는 제도 밖의 예술을 사유하며 그것을 신동엽이 말한 “시업가(詩業家)”가 아닌 시인, 즉 ‘시인정신’과 연결시킨다.
윤인선도 마찬가지로 이야기 구연의 사례를 살피면서 그것이 공동체의 영속성을 담보할 수 있고 다시 그 공동체를 통해서 다른 이야기를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즉 이야기 구연을 중심으로 서로의 존재를 존중받는 공동체를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그 안에서 우리는 융합적 인간의 모습으로 발견할 수 있게 될 것이다”라는 결론을 끌어낸다. 그러면서 필자는 이것이 “전통과 현대의 단절 없는 융합적 인간의 모습을 시적 언어로 승화시킨 시인 신동엽이 꿈꾸었던 세상의 한 모습이 아니었을까”라고 되묻는다.
시인 문동만은 자신의 시쓰기 과정을 통해 어떻게 현실과 자신의 노동이 시로 나타나는가를 고백한다. 그러면서도 “시인은 시를 성취할 뿐이다. 시인이 소수자 되기를 불안해 할 때  시는 외로워 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아마도 이것이 문동만 시인에게는 신동엽의 ‘시인정신’에 부합되는 무엇이라고 짐작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신동엽이 「散文詩 <1>」에서 그린 “석양大統領이라고 하는 직함을 가진 신사가 자전거 꽁무니에 막걸리병을 싣고 삼십리 시골길 시인의 집을 놀러가더란다”는 “시적 앙망은 내부 민주주의의 확립과 노동의 가치 인정이 없다면 불가능한 현실일 것이다. 바로 생명이 반생명을, 비자본적인 것이 자본의 가해적 요소들을 밀어내고 대지를 압도한 상황에나 출현하는 현시일 것이다”는 비판은 신동엽 시대에는 아직 오지 않았던 현실에 대한 리얼리스트의 뜨거운 자기 고백이 된다.
신동엽의 시를 재해석하여 공유하는 것은 이렇게 신동엽의 진화를 꾀하는 일이며, 현재의 리얼리티에 조금 더 천착하는 일에서 시작해야 마땅할 일이다. 그것의 여러 고민과 모색들을 이 책은 잘 보여주고 있다.

저자 소개
신동엽학회

신동엽 시인은 민족과 역사와 민중의 삶의 현장에서 문학을 새롭게 움트게 하여 오늘날 우리 문학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우리네 삶에 줄기차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인은 “꽃피는 반도는 / 남에서 북쪽 끝까지 / 완충지대, / 그 모오든 쇠붙이는 말끔히 씻겨가고 / 사랑 뜨는 반도”를 꿈꾸며 생명공동체를 천명하였다. 무한경쟁의 신자유주의를 넘어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는 정신의 맹아가 이미 신동엽 시인의 문학 속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신동엽 문학정신을 선양하고 새로운 문학모임을 지향하기 위해 뜻 있는 사람들이 모여 신동엽학회를 세웠다. 2009년 11월 신동엽 시인이 작고한 지 40주기를 맞아 창립된 이후 신동엽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문학 독자와 문인과 연구자가 함께 어울리는 진정한 문학마당으로 자리하고 있다. 4월이면 신동엽을 기리는 추모문학제와 문학심포지엄을 마련하고, 11월이면 전국 규모의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신동엽학회는 신동엽기념사업회와 신동엽문학관과 더불어 신동엽의 좋은 언어와 아름다운 문학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목차 안내
여는 글    
제1부
남기택■신동엽, 융합적 인간형의 구상    
김희정■‘혁명 서사’와 생명 회복의 드라마    
오영진■신동엽을 다시 읽는 세 가지 키워드: ‘세계’, ‘예시적 정치’, ‘놀이’  
이대성■현장을 떠나지 않는 ‘전경인’    
주완식■말 없는 그 눈빛    

제2부
김응교■신동엽 시 「종로5가」의 배경학    
홍승희■신동엽, 꿈꾸다    
노대원■깡통과 꽃    
문동만■가만히 두는 아름다움을 지지하는 시 쓰기의 역경!    
윤인선■이야기 구연을 통한 공동체의 재구성, 그리고 융합적 인간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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